본받을게 많습니다 여러분들도 읽어보세요 ~~ ! ^^
1993년 8월 16일. 한국맥도날드에 입사한 날이다. 지금으로부터 딱 23년전이다. 1990년대초 외국계 기업은 꿈의 직장이었다. 주5일 근무에 연간 휴가만 15일이 되었다. 점장교육은 미국 맥도날드 햄버거 대학에 직접 가서 받을 수 기회도 주어졌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점장이 되면 스톡옵션도 받을 수 있었고10년짜리 미국비자를 인터뷰없이 발급해 주는 특급 대우를 받았다. 무엇보다 햄버거를 실컷 먹을 수 있다는 매력에 원서를 냈다.
그토록 꿈꾸던 맥도날드에 입사했지만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다. 식품영양학과 전공자로 매장 관리자였기에 매장에서 근무하는 ’크루(매장 현장근로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을 줄 알았다. 첫날부터 주어진 일은 화장실과 매장 바닥의 쓰레기를 청소하는 일이었다.
온종일 청소를 하고 집에 오면 파김치가 되었다. 날마다 사표를 던지고 나오는 상상을 했다. “내일은 그만둘꺼야”를 퇴근길에 되뇌었지만 집에오면 “최소한 1년은 버텨라”는 어머니의 말에 또 갈등을 했다.
하지만 그것이 내 직장생활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그렇게 3개월을 버텨내자 거짓말처럼 회사 출근이 즐거워졌다. 당시 매장 아르바이트 대학생 1,2학년들과 쉬는 시간엔 수다를 떨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친해지게 된 것이다. 그때 깨닫게 된 것은 ’직장내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이다. .
한개 매장에 100명안팎의 사람이 일하는 맥도날드는 단지 햄버거 파는 회사가 아닌 피플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다. 매장 하나하나가 작은 중소기업인 셈이다. 이때문에 지금도 채용때는 지원자의 인성을 중시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이 있는지, 동료를 배려하는지, 정직함이 있는지를 본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카운터를 보지만 현금손실이 없는 것은 체계적인 시스템과 함께 정직한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승진시험땐 매장직원 전원의 평가를 받도록 한다. 여기서 낮은 평가를 받으면 다른 실적이 좋아도 무조건 탈락이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생들과 어떤 대화를 하나요?“ 등과 같이 다양한 사람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 사람인지가 주된 평가요소다. 소통이 안되면 승진할수록 힘들기 때문이다.
또, 맥도날드는 승진때마다 시험을 본다. 수백개에 달하는 햄버거 가이드를 다 외워야 한다. 매장관리자 시절 “연미씨 밥먹고 시험볼꺼니까 준비해요”하는 사수의 엄한 가르침이 나를 성장시켰다. 처음엔 왜 외우라고 하는지 몰랐지만 그때 외웠던 것이 고객이 불만을 제기할 때 나도 모르게 입에서 툭 튀어나와 고객들에게 설명할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지식뿐 아니라 정직은 오늘날의 회사를 만든 원동력이다. 가맹사업 총괄을 하면서 가맹점주를 뽑을때 재산검증을 한다. 돈의 출처를 물으면 ”왜 꼭 말해야 되나요?“라고 묻는 사람은 안뽑는다. 어떤 상황에서든 떳떳하게 밝힐수 있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내부승진 면접때도 마찬가지다. ”왜 당신은 그동안 승진을 못했다고 생각하는가“를 주로 묻는데 솔직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이야기 하는 사람은 뽑는다. 부족함을 알면 채울수 있다고 믿는다.
학벌도 스펙도 뛰어난 것이 아니었지만 입사 3년만에 점장이 되었다. 학벌,성별의 차별이 없이 오로지 일로서 평가하는 회사였기에 가능했다. 점장때는 교대근무를 나가도 밤 12시가 넘어 퇴근하자 어머니가 “왜 딸을 집에 안보내냐”고 회사에 전화를 할 정도였다.
퇴근 시간도 잊을 정도로 일의 재미에 푹 빠졌다. 그래서 20대 젊은이들이 직업선택을 앞두고 고민한다면 ”재미있는 일을 택하라“고 말한다. 일이 재미있으면 자연스레 업무성과가 나고 일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정말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데 시간을 쏟았으면 한다.
인턴이 어렵다고 말하지 말고 삼성에 입사하고 싶다면 집 가까운 삼성전자 대리점에 가서 몸으로 부딪혀 조직문화를 경험하고 그 회사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외국계기업에서 영어는 일을 위한 수단이다. 임원이 된 이후 10년간 상사는 모두 호주인이었다. 새벽 영어공부를 위해 아침 4시30분에 일어나도록 알람을 맞추고 그때 못 일어날 것을 대비하여 5시에 한번 더 울리도록 맞췄다.
6시에 출근하여 두시간 반동안 영어를 공부했다. 지금도 매일 새벽 4시30분, 5시, 6시, 8시30분에 휴대폰 알람이 울리는 이유다. 올빼미형 인간에서 새벽형 인간으로 바뀌었다. 40대 중반을 넘겨 단어를 외우면 금새 잊어버리지만 외우고 또 외운다.
휴가때 영어공부를 못하는게 아쉬울 정도다. 입사초 3개월을 제외하곤 지금까지 단 하루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가 누렸던 복'을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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